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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망명 러시아군 헬기 조종사, 스페인서 피살

우크라이나 망명 러시아군 헬기 조종사, 스페인서 피살

러시아군 헬기 조종사였던 막심 쿠즈미노프가 2023년 9월 5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기자회견을 했을 때의 모습. EPA 연합뉴스지난해 8월 우크라이나로 망명한 러시아군 헬기 조종사가 스페인에서 총격을 받고 숨졌다고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이 20일(현지시각) 밝혔다.우크라이나 정보기구의 대변인 안드리 유소프는 이날 러시아군 Mi-8 헬기 조종사 막심 쿠즈미노프가 스페인 발렌시아 지방의 비야호요사에 있는 주택단지 입구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고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현지 언론은 목격자를 인용해 총을 든 괴한이 그를 여러 차례 쏜 뒤 쓰러진 그를 차로 치고 달아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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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건은 최근 러시아 반정부 운동가인 알렉세이 나발니가 감옥에서 의문사한 것과 맞물려 더욱 주목받고 있다.
우크라이나 망명 러시아군 헬기 조종사, 스페인서 피살
러시아군 헬기 조종사였던 쿠즈미노프는 지난해 8월 러시아군의 Mi-8 다목적 헬기를 몰고 우크라이나에 망명해 큰 주목을 받았다. 당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의 추가 망명을 유도하기 위해 이를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정부로부터 지원금 50만 달러(6억7천만원)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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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망명 뒤 우크라이나에 머물고 싶어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의 우크라이나 당국자는 “쿠즈미노프가 신변을 보호받을 수 있는 우크라이나를 떠나지 말라는 당국의 권고를 흘려듣고 스페인으로 옮겨가는 바람에 러시아 비밀요원의 추적에 노출됐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러시아는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크렘린(러시아 대통령궁) 대변인 드미트리 페스코프는 언론의 논평 요구에 “크렘린의 일이 아니다”라며 입을 닫았다. 그러나 러시아의 해외 정보기구 책임자인 세르게이 나리시킨은 러시아 언론에 “그가 망명을 계획한 순간 이미 도덕적으로 죽은 목숨이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러시아 방송은 얼굴을 가린 위장복 차림의 러시아 특수부대원 세 명이 “그를 제거하라는 명령을 받았다”며 “그를 찾아내 벌주겠다”고 말하는 장면을 내보낸 적이 있다.
러시아가 다른 나라로 망명한 이른바 ‘배신자’를 찾아내 살해했다는 의혹이 인 사건은 과거에도 있었다. 2006년 영국 런던에서 러시아 연방보안국 출신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비판해온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가 독극물 중독으로 숨진 사건이 벌어졌다. 당시 영국 당국은 배후에 러시아 보안기구가 있다며 러시아를 비판했다.
2018년에는 러시아 정보기관 출신인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딸이 영국 살리스베리에서 신경 가스에 중독된 사건도 러시아의 소행으로 여겨진다. 당시 스크리팔과 딸은 가까스로 살아났으나, 당시 버려진 신경작용제가 든 향수병을 잘못 만진 영국인 돈 스터제스가 희생됐다.
2019년에도 러시아 기관원으로 의심되는 바딤 크라시코프가 베를린의 한 공원에서 체첸 반군 출신 인사를 살해한 혐의로 독일 당국에 체포되어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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