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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원자재 의존도 낮춘다 … 유럽판 IRA 시행

中원자재 의존도 낮춘다 … 유럽판 IRA 시행

EU 핵심원자재법 내달 발효
제3국 비중 65% 미만 목표
中희토류·리튬 의존 탈피
일각선 "환경오염 우려" 반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유럽판으로 불리는 '핵심원자재법(CRMA)'이 공식적으로 채택됐다. 지난해 3월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가 초안을 발의한 지 약 1년 만에 모든 입법 절차가 완료됐다.

유럽은 90%에 달하는 일부 원자재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직접 광물 개발을 승인하면서 공급망 관리에 나설 계획이다. 다만 신규 광산과 광물 가공 산업을 확대하면 환경 오염을 유발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27개국을 대표하는 이사회가 CRMA를 공식 채택했다고 밝혔다. 공식 발효는 EU 관보 게재 시점으로부터 20일 이후다. CRMA는 '유럽판 IRA'로 불린다. 2022년 미국에서 발효된 IRA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주요 산업을 지원하되 미국산 원자재 사용을 강제하고,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의 원자재를 우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결론적으로 중국산 원자재 의존도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

CRMA 구조도 이와 비슷하다. 2030년까지 제3국산 전략적 원자재 의존도를 역내 전체 소비량의 65% 미만으로 낮추기 위한 역내 제조 역량 강화, 공급처 다변화를 위한 규정을 담고 있다. 이 목표가 현실화되면 중국에 의존하고 있던 원자재 수입 비중이 크게 줄어드는 효과를 낼 수 있다.

현재 EU는 희토류 98%, 리튬 97%, 마그네슘 93% 등을 중국산에 의존하고 있다. 이 원자재들은 전기차, 히트펌프, 태양광 패널 등 탄소중립을 위한 미래 산업의 핵심 요소다.

EU는 공정별로 역내 채굴 비중은 10%, 가공·처리는 40%, 재활용은 15%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EU는 그동안 몇 년 넘게 걸렸던 인허가 기한을 크게 단축시켜 원자재 산업 발전을 지원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역내 채굴 관련 신규 사업은 27개월 이내, 가공·재활용 관련 사업은 15개월 이내로 인허가 소요 기간이 단축된다. 또 개발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EU 기금 활용, 유럽투자은행(EIB)과 같은 금융기관 지원 등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방침이다.

로저 둠 유럽산업광물협회 사무총장은 "모든 원자재를 구분 없이 포함하도록 CRMA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면서 신속 인허가 절차를 위해 인적 자원을 늘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관리 대상 원자재는 총 34종으로, 이 중 리튬을 포함한 17개는 '전략 원자재'로 지정됐다. EU는 주요 기업에 한해 3년마다 공급망 위험 평가를 실시하고, 주요 원자재의 공급 중단 가능성에 대한 대응 전략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대상은 직원 500명 이상, 매출 1억5000만유로 이상 기업이다.

아울러 전기차, 풍력발전기 제조에 필수인 영구자석(희토류)에 대해서는 2031년께 CRMA의 시행령 격인 위임 입법 발의를 통해 '재활용 최소 사용 비율'을 별도로 정할 계획이다. 사실상 희토류 재활용을 의무화하기 위한 수순이다. 또한 공급망 다각화를 원하는 유사입장국(LMG)들과 파트너십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EU는 칠레, 그린란드, 우크라이나, 캐나다, 르완다 등 광물 부국들과 잇달아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최근 "청정에너지, 핵심 원자재 및 기술 투자를 위해 그린란드 누크에 새 사무소를 개설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유럽 내에서는 광산 개발 산업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EU 집행위의 코르넬리아 에른스트 의원은 "유럽과 다른 곳에서 굴착기를 돌리기 시작하면 필연적으로 사회·환경적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진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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