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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버라드커 총리 갑자기 사의 표명

아일랜드 버라드커 총리 갑자기 사의 표명

"정치적, 개인적 이유"…'가족 재정의' 국민투표 부결로 타격
38세 최연소 총리 기록…동성결혼 합법화 투표 직전 '커밍아웃'


버라드커 아일랜드 총리가 20일 더블린에서 사임을 발표하고 있다.[AP=연합뉴스]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리오 버라드커 아일랜드 총리가 후임 총리가 결정되는 대로 물러나겠다고 20일(현지시간) 밝혔다.

AP 통신과 BBC 방송 등에 따르면 버라드커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통일아일랜드당 대표직에서 바로 사임하고 총리직에서는 후임자 선출 후 물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바통을 넘겨줄 때가 언제인지 아는 것이 리더십의 일부"라며 "(당 대표로서) 7년이 지나 내가 이 자리에 최적임자라는 생각이 더는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2017년부터 통일아일랜드당 대표를 맡아온 버라드커 총리는 2017∼2020년 총리를 지낸 데 이어 2022년 12월 다시 아일랜드공화당·통일아일랜드당·녹색당 연립 정부의 총리로 취임했다.

현재 45세인 버라드커 총리는 1기 집권 당시 38세로 아일랜드 사상 최연소 총리로 취임했으며 아버지가 인도계로 첫 혼혈 총리이기도 하다.

그는 2015년 동성결혼 합법화 국민투표를 앞두고 동성애자임을 공개했다. 이 국민투표에 이어 2018년 낙태 금지를 철폐하는 국민투표 역시 통과됐다.

그는 사임 이유가 정치적이면서 개인적인 것이라고만 밝혔다.

아일랜드공화당 대표로서 연정에서 2020∼2022년 총리를 지낸 미홀 마틴 부총리가 전날 밤 소식을 들을 때까지 전혀 예상 못 했고 매우 놀랐다고 말할 정도로 버라드커 총리의 사임 결정은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AP통신은 통일아일랜드 당내에서는 버라드커 총리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었다고 해석했다. 당 소속 의원 약 30%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또한 연정은 가족과 여성의 역할을 현대적으로 재정의하기 위한 개헌을 추진해 지난 8일 2건의 국민투표를 시행했으나 둘 다 70% 안팎의 높은 반대율로 부결돼 연정이 타격을 입었다.

마틴 부총리는 버라드커 총리의 사임으로 조기 총선이 치러지지는 않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아일랜드 총선은 내년 3월까지 치러야 하는데 올가을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버라드커 총리는 "3당 연정의 재선출이 우리나라 미래에 옳다고 믿는다"면서도 "새 총리와 당 대표가 나보다 이를 더 잘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일랜드공화당의 당권을 넘겨받을 후보로는 사이먼 코브니 경제장관과 사이먼 해리스 고등교육장관, 패스컬 도너휴 재무장관 등의 이름이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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