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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를 이긴 유일한 인류' 이세돌 "다시 태어나면 바둑은 취미, AI 연구개발하고 싶어"

'AI를 이긴 유일한 인류' 이세돌

구글코리아 창립 20주년 인터뷰에서 AI에 대한 견해 밝혀
프로 바둑기사 이세돌 9단이 구글코리아와 인터뷰에서 2016년 진행된 인공지능 알파고와 대국에 대한 소감을 밝히고 있다. 구글코리아 블로그 캡처

[서울경제]

인공지능(AI) 알파고와 8년 전 '세기의 대국'을 펼친 프로 바둑기사 이세돌 9단이 "다시 태어나면 바둑은 취미로 즐기고 AI(인공지능) 기술을 연구·개발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구글코리아가 창립 20주년을 기념해 진행하고 19일 공개한 인터뷰 영상에서 이세돌 9단은 “예전에는 ‘다시 태어나도 바둑 프로기사를 꼭 할 것 같다’고 긍정적으로 얘기했지만 알파고가 나온 뒤로는 생각이 달라졌다"며 이 같은 의견을 밝혔다. AI의 발전 가능성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이어 AI 기술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AI를 벌써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세돌 9단은 "앞으로는 AI 기술이 없는 미래를 상상할 수도 없을뿐더러 이 방향으로 발전이 없다면 인류는 굉장히 암울한 미래를 맞이할 것"이라며 "AI 기술은 그 정도로 절대적"이라고 강조했다. AI 개발의 핵심 원칙에 대해서는 "우리가 살아갈 세상에서는 AI가 너무 필요하기 때문에 속도를 조절하고 확실한 원칙을 가지고 윤리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면서도 "AI를 벌써 두려워하는 시각으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간이 두려움을 느끼든 느끼지 않든 기술은 계속해서 발전해 나갈 것"이라며 "당장 AI에 대해 사람들이 가지는 공포는 조금 과한 부분도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세돌 9단은 2016년 바둑의 인간 최고수로서 구글 자회사인 딥마인드의 바둑 AI 프로그램인 알파고와 펼친 대국으로 주목 받았다. 가로·세로 각 19줄로 이뤄진 361개 교차점에 돌로 에워싼 빈 공간의 집 수로 승패를 가리는 바둑은 다양하고 복잡한 게임으로 AI가 정복하기 어려운 분야로 여겨졌다. 그러나 예상을 깨고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 5회는 이세돌 9단이 1승에 그쳤고 4승을 거둔 알파고의 우세로 마무리됐다.

알파고와 대국 제의를 받았을 때의 기분을 묻자 그는 “사실 잘 모르기도 했고, 당연히 제가 이길 거라고 봤다”면서 “‘구글에서 이런 AI도 만드는구나’ 정도로만 생각했다. 그래서 대국을 좀 쉽게 생각한 부분도 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근데 막상 보니 승부 호흡도 없고 고민하지 않고 바로 수를 두는 모습을 보니 벽에다 테니스 공을 치는 느낌이었다”며 “제가 너무 안일하게 준비를 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2019년 은퇴한 이세돌 9단은 "인공지능이 은퇴에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면서 "은퇴 이후 생성형 인공지능을 비롯해 여러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이세돌은 AI가 바둑을 배우는 방식에 가져다준 변화를 묻자 "AI가 나온 이후로는 (바둑이) 마치 답안지를 보고 정답을 맞히는 것 같아서 예술성이 퇴색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또 대회에 나가는 프로 바둑기사들이 최초의 훈련을 AI와 하는 경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기보는 알파고 출시 전후로 완전히 달라졌다"며 "과거의 기보는 이제 바둑의 역사를 학습하는 용도 외에는 특별한 가치가 없어졌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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