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닿을 듯 닿지 않는 북녘…철새들만 넘나드네 [레저&]

닿을 듯 닿지 않는 북녘…철새들만 넘나드네 [레저&]

■'지붕 없는 박물관' 강화도
교동도 전망대 오르니 바다·평야 하모니
2.3㎞ 지척의 황해도 땅 한눈에 펼쳐져
화개산 정원·폭포·암석 한폭의 산수화
본섬 들어서면 소창체험관·전등사 반겨
해안 자전거·유니 아일랜드도 즐길거리
여행 활성화 위해 '소규모 관광단지' 추진
[서울경제]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풍경(모노레일). 바다 멀리 북한이 보인다.


교동도 화개산 전망대.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고 불리며 지난해 관광객 1735만 명을 유치한 인천광역시 강화군이 올해 2000만 명을 목표로 역사 유적 견문 위주에서 더 나아가 체험을 위주로 한 새로운 관광 상품을 내놓았다. ‘수도권인데 인구 감소 지역’이라는 오명을 벗어버리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강화군은 강화도와 교동도·석모도 등 주요 섬으로 이뤄져 있다. 강화도와 교동도·석모도를 잇는 다리가 최근 완공되면서 관광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인천광역시 강화군에서 선보인 ‘신상 관광지’는 화개산 전망대, 화개정원, 소창체험관, 전등사 무설전·역사문화교육관, 유니아일랜드, 자전거여행길 등이다.

다리를 두 개 지나야 하는 ‘섬 속의 섬’ 강화군 교동도에서는 북한 황해도 연백평야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화개산 전망대’가 최고 인기다. 전망대는 지난해 5월 개장했는데 교동도에서 가장 높은 해발 259m의 화개산 정상에 세워져 아래로 교동도 전체와 함께 북한 땅도 손에 잡힐 듯 가깝다. 교동도 해안에서 가장 가까운 북한 땅 거리가 2.3㎞라고 하니 지척이다. 휴전선상에서 북한과 더 가까운 곳이 있지만 높이로는 화개산 전망대가 최고다.

전망대에는 스카이워크가 설치돼 강화유리 위를 걸으면서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주차장에서 전망대까지는 모노레일을 통해 오를 수 있다. 걷는 것에 자신이 있다면 걸어서도 올라갈 수 있다. 전망대 아래 화개산 자락에 펼쳐진 ‘화개정원’에는 석가산, 꽃과 폭포, 암석원 등 볼거리가 즐비하다. 화개산(華蓋山)은 ‘산정의 형태가 솥뚜껑을 덮어 놓은 것’ 같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교동도는 고려 시대부터 왕족들의 주요 유배지로 사용돼왔다. 화개정원에는 조선 시대 연산군 유배지의 모형이 세워져 있다. 지역 관계자는 “강화도와 교동도를 잇는 교동대교가 2014년 건설된 이후 구전 효과를 통해 교동도를 찾는 사람들이 매년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섬 속의 섬’ 강화군 석모도에는 2019년 문을 연 ‘유니아일랜드골프앤드스파리조트’가 있다. 이 리조트는 바닷가에서 18홀 골프 라운딩을 할 수 있으며 해수 온천수를 그대로 활용한 노천탕도 이용할 수 있다. 콘도 등을 더한 종합리조트 단지를 지향한다. 앞서 석모대교는 2017년에 개통됐다.

다시 본섬인 강화도로 돌아오면 강화읍 내 ‘소창체험관’이 시선을 끈다. 소창체험관은 한옥과 염색 공장이 있는 옛 평화직물 건물에 2018년 조성됐다. 소창은 면사로 만든 강화의 특산 면직물을 일컫는다.

강화군은 1970년대 소창 공장 60여 곳이 성업을 이뤘던 전국 최고 수준의 직물 산업 중심지였다. 이후 섬유산업의 구조 변화로 인해 소창 공장은 쇠락하고 일부만 남아 있다. 강화군이 소창체험관을 만든 이유다. 이곳에서는 소창 전시 관람과 함께 직접 체험도 할 수 있다.

전통 불교사찰인 전등사도 변화하고 있다. 최근 K명상의 본산을 목표로 역사문화교육관 설립 추진에 한창이다. 내년 상반기 완공이 예정돼 있으며 연면적 868㎡(약 260평) 규모로 지상 1층, 지하 1층에 교육실·명상실·어린이법당 등으로 꾸며진다. 전등사는 이미 2012년부터 현대식 법당 갤러리 형식의 ‘무설전(無說展)’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강화도는 접근이 편한 서울 인근이면서 바닷가를 따라 나 있는 평탄한 길을 활용하는 자전거여행의 최적지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다만 화려한 역사 유적에 취해 인구 감소에 시달리는 것도 강화도의 현실이다. 행정자치부가 지정한 ‘인구 감소 지역’ 89곳 시군구 가운데 강화군도 들어 있다. 1970년 10만 7000여 명이었던 강화군 인구는 매년 줄어 2005년 6만 5000여 명까지 떨어졌다. 2022년 6만 9803명까지 늘렸지만 지난해 말 현재 다시 6만 9005명으로 내려앉았다.

강화군 관계자는 “역사 유적 규제에 더해 특히 접경지역,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개발이 안 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최근 전국 인구 감소 지역에 한해 이른바 ‘소규모 관광단지’ 제도를 통해 기초지자체가 자체적으로 관광 기반시설을 꾸릴 수 있게 규정을 바꿨지만 여전히 강화군은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아직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최근 유니아일랜드를 방문한 자리에서 지역 인사들의 ‘소규모 관광단지’ 허용 요청에 대해 “규제를 풀어 관광을 활성화하고자 관광단지 조성 기준을 낮춘 것으로, 법률(관광진흥법) 개정을 통해 강화군에서도 가능할 수 있도록 제안할 것”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글·사진(강화군)=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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