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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냉동 김밥은 어쩌다 미국에서 품절되었나?

그 냉동 김밥은 어쩌다 미국에서 품절되었나?

미국에서 한국의 냉동 김밥이 입소문을 타면서 한식 열풍을 이끌고 있다. 그 중심에는 한국계 크리에이터 세라 안 씨가 있다. 한식의 저변이 확대되는 가운데 터진 하나의 사건이다.
미국 유통업체 트레이더 조에서 판매 중인 한국의 냉동 김밥. ©트레이더 조 홈페이지 갈무리


김밥을 생각하면 창피한 기억이 먼저 떠올랐다. 20년 전, 당시 초등학생이던 세라 안 씨가 어머니가 싸준 김밥을 학교에 가지고 간 날이었다. 한 친구가 말했다. “으. 그런 걸 왜 먹어? 완전 역겨워 보여.”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난 한국계 이민자 2세로, 그가 자라난 동네는 한국인은 물론 아시아인도 드문 곳이었다. 그날 친구들의 놀림거리가 된 김밥을 그는 고집스럽게 입에 욱여넣었다. 자부심이 수치심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그러고는 집에 돌아와 말했다. “엄마, 다시는 김밥 싸주지 마세요. 그냥 샌드위치 싸주세요.” 어머니는 이유를 묻지 않고 알겠다고만 했다.

돌이켜보면 한국계 이민자 2세, 3세들이 흔히 겪는 경험이었다. 자라온 환경은 지극히 ‘한국적’이지만 바깥에서 한국 문화는 자주 ‘우스꽝스러운 것’으로 치부되었다. “부모님은 전형적인 한국인이다. 언젠가부터 ‘감추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미국에 사는 한국인들의 평범한 삶이기 때문이다.” 〈시사IN〉과 인터뷰에서 세라 안 씨가 말했다. 2018년쯤 소셜미디어에 어머니의 한식 레시피를 공유했다. 한류가 집중 조명받기 시작한 때다. ‘깍두기 담그는 법’ ‘한국 엄마가 코스트코에서 사는 것들’ 같은 일상 콘텐츠였다. 어느덧 그가 운영하는 ‘아니스트 키친(ahnest kitchen)’ 계정은 이제 틱톡 팔로어 38만명, 인스타그램 55만명을 보유한 인기 채널이 되었다.

인기 급상승의 주역이 된 데는 김밥의 몫이 컸다. 지난해 8월16일 세라 안 씨는 미국의 대형 유통업체 트레이더 조에서 파는 냉동 김밥을 어머니와 함께 리뷰하는 1분짜리 영상을 올렸다. 주황색 포장지에 ‘KIMBAP’이라 쓰인 유부우엉김밥의 가격은 3.99달러(약 5300원). 영상 속에서 어머니는 한국어로 “김밥이 이렇게 나와? 메이드 인 코리아?” 하며 놀란다. 포장을 뜯자 아홉 조각으로 썰린 김밥이 플라스틱 용기에 담겨 있다. 전자레인지에 데운 냉동 김밥을 맛보자마자 어머니는 말한다. “나쁘지 않은데?” 옆에 있던 세라 안 씨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It's not bad.”

세라 안 씨가 어머니와 함께 찍은 김밥 리뷰 영상은 조회수 1000만 회를 넘으며 단숨에 퍼졌다. ©ahnestkitchen 틱톡 영상 갈무리


이 짧은 영상은 3주 만에 틱톡 조회수 1100만 회를 기록하며 단숨에 퍼졌다. “꼭 먹어봐야겠다” “매장에 갔는데 오전 8시40분에 품절되었다” 등 댓글 4000여 개가 달리는가 하면 화제의 김밥을 직접 먹어봤다는 리뷰 영상이 잇따랐다. 20여 년 전 역겹다고 놀림받았던 김밥은 소셜미디어를 타고 ‘없어서 못 먹는 핫템’으로 떠오른 것이다. “바이럴될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로 크게 터질 줄은 몰랐다. 돌이켜보면 이해된다. 엄마의 반응이 정말 리얼했다.” 세라 안 씨는 이렇게 덧붙였다. “미국인들은 그 전까지 스시롤만 알고 김밥은 몰랐다. 그들에게 정말로 새로운 아이템이었다.” 총 250톤, 김밥 100만 줄에 해당하는 양이 2주 만에 ‘완판’되었다. 현지 언론이 이를 앞다투어 보도했다.

틱톡에 올라온 냉동 김밥 리뷰 영상들. ©틱톡 화면 갈무리


트레이더 조 냉동 김밥으로 불린 이 김밥의 국내 이름은 ‘바바김밥’이다. 경북 구미의 식품업체 ‘올곧’이 2022년 출시했다.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소규모 공장이, 신선 김밥도 아닌 냉동 김밥으로, 국내가 아닌 미국에서 ‘K푸드’ 돌풍을 일으켰다는 사실에 이목이 집중되었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올곧 이호진 대표는 〈시사IN〉에 “수분 증발을 억제하는 급속 냉동 기술 덕분에 일반 김밥의 90% 이상 식감을 살려냈다. 편의점 김밥과는 차원이 다르다”라고 소개했다. 현재 올곧은 국내외 주문량을 맞추기 위해 생산 라인을 20개 이상 늘리는 등 공장 증축에 나섰다. 직원 6명이 전부이던 회사는 관리직과 생산직에 걸쳐 150명을 신규 채용했고 매출은 10배 가까이 뛰었다.

고기 대신 넣은 유부와 우엉 덕분에



이 기적 같은 성공담의 시작은 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건설 사업을 하던 이 대표는 야근을 하며 김밥으로 끼니를 때우는 일이 잦았다. 먹다 남은 김밥을 냉장고에 넣어두곤 했는데, 수분이 빠져 밥알이 딱딱하게 굳었다. 김밥을 오래 보관하는 방법을 궁리하던 중, 참치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급속 냉동을 한다는 사실에 착안한 게 시작이었다. “적정 온도와 시간을 찾기 위해 무수히 테스트를 거쳤다. 그 과정이 정말 힘들었다. 왜 김밥을 냉동해야 하는지 사람들을 설득하기가 어려웠다.” 이 대표가 말했다.

숱한 시행착오 끝에 2022년 3월 냉동 김밥을 출시했지만 반응이 없었다. 금세 만든 김밥을 쉽게 살 수 있는 한국에서 ‘굳이’ 냉동 김밥을 먹어야 할 이유가 없었다.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2022년 6월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식품박람회에서 미국 대형 유통마트의 바이어를 만난 게 계기였다. 김밥을 먹어보더니 그 자리에서 질문이 많아지는 걸 보고 이 대표는 ‘이거 되겠다’고 직감했다. 수출 통관이 까다로운 햄, 달걀 등 동물성 재료를 대신해 유부와 우엉을 넣었는데 의외로 평이 좋았다. 식감을 살리는 게 관건이었다. “당근도 그냥 넣으면 안 된다. 몇 ㎜로 채썰어야 가장 맛있는지 수차례 반복 시식하고 구미에 사는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김밥 시식 테스트까지 거쳤다.” 11개월간 미국 바이어들과 수차례 협상한 끝에 2023년 5월 마침내 주문이 확정되었다. 세라 안 씨가 트레이더 조에서 냉동 김밥을 사기 전까지의 이야기다.

모녀가 찍은 김밥 리뷰 영상이 미국에서 인기를 끌었다. 오른쪽은 미국 슈퍼마켓에서 냉동 김밥이 품절된 모습. ©세라 안 제공


저렴해서, 채식이라서, 트레이더 조라는 거대 유통망을 잡아서 등 예상치 못한 ‘김밥 대란’을 둘러싸고 국내에선 다양한 분석이 나왔다. 〈멀티팩터〉의 저자 김영준 작가도 이 현상에 주목하고 있다. 품절 대란을 빚게 한 세라 안 씨의 틱톡 영상에서 그의 어머니가 내놓은 평가가 ‘나쁘지 않다’였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한식이 맛있고 훌륭해야 인기를 끈다고 여겼다면, 냉동 김밥은 사실 그렇게 대단한 식품은 아니었던 거다. 그럼에도 이토록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는 게 하나의 포인트다. 그만큼 미국 시장에서 한식의 저변이 넓어졌다고 보인다.” 북미 시장을 주시해온 음식 평론가에게 냉동 김밥의 성공은 그래서 중요하다. 한식이란 가능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터진 하나의 사건이다.

미국에서 각광받는 한식은 냉동 김밥만이 아니다. 지난해 11월 한국 라면 수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1조원(7억8525만 달러)을 넘어섰다. 수출국 1위는 중국(1억3342만 달러), 2위가 미국(7076만 달러)이다. 즉석밥과 냉동 비빔밥 등 쌀 가공품 수출액도 매년 증가세다. 2023년 기준 2억1723만 달러로 집계되었는데 미국이 52.8%로 전체 수출액의 절반을 넘었다. 국내 쌀 소비량이 줄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경북 구미에 위치한 식품업체 ‘올곧’에서 냉동 김밥이 만들어지고 있다. ©올곧 제공
‘올곧’의 이호진 대표. ©올곧 제공


2021년 미국 만두 시장에서 점유율 1위에 오른 CJ ‘비비고’ 만두는 미국 하버드 대학 경영대학원의 강의 교재에서 다뤄진다. 일본식 ‘교자’나 중국식 ‘덤플링’ 대신 ‘만두’라는 한식의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국가별 소비자 입맛에 맞춘 현지화 전략을 통해 더 높은 성과를 낳았다는 평가다. 서울 합정동의 돼지곰탕 전문점 ‘옥동식’ 사례도 거론된다. 미국 뉴욕으로 진출한 지 1년 만에 〈뉴욕타임스〉가 꼽은 ‘올해의 뉴욕 최고 요리 8선’에 올랐다. 음식 평론가 피터 웰스는 옥동식 돼지곰탕을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을 맛”이라 소개하며 ‘시원한 맛(siwonhan-mat)’이라는 한국어 표현을 그대로 썼다. 트레이더 조 냉동 김밥 열풍을 처음 보도한 NBC 기사에서 한 마케팅 관계자는 “진짜 물건을 원한다면 H마트로 가세요!”라고 말한 대목에도 눈길이 간다. H마트는 한국 식품을 주로 판매하는 미국의 슈퍼마켓 체인점이다.

‘비빔밥’ ‘불고기’로 소개되던 과거와는 분명 다른 분위기다. 한식 세계화가 국책 사업이었던 적도 있다. 2009년 이명박 정부는 떡볶이와 비빔밥, 전통주, 김치를 주력 상품으로 육성하겠다고 나섰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MBC 〈무한도전〉팀이 뉴욕 타임스퀘어에 비빔밥 광고도 냈다. ‘한식은 건강에 좋다’는 이미지가 주로 강조되었고 한식 세계화 담론은 애국주의적 맥락 안에 머물러 있었다. 한식이 세계화되지 못하는 이유로 너무 맵고 마늘 냄새가 강하며, 질감이 익숙지 않다는 설명이 덧붙여지곤 했다.

그사이 미국인들의 입맛이 변하기라도 했나? 세라 안 씨가 보기엔 괄목할 만한 변화가 최근 몇 년 사이 일어났다. “그들의 입맛이 변한 게 아니라 인식이 변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글로벌 히트를 칠 때까지만 해도 ‘재미있다’ 정도로 여겼던 한국 문화가 BTS의 등장과 함께 주류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K콘텐츠 산업도 급부상했다. BTS가 추천한 LA 한인타운의 한 곱창집은 5시간 줄 서서 먹는 맛집으로 등극하는가 하면, 영화 〈기생충〉으로 ‘짜파구리’가,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으로 ‘달고나’가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그렇게 틱톡에서 양념게장(Spicy marinated crab)과 화채(Hwachae), 한국식 핫도그(Corn Dog)가 바이럴되는 시대가 도래했다.

미국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김한송 셰프도 한류라는 거대한 흐름 안에서 한식이 ‘트렌디함’을 입게 되었다고 본다. “과거엔 스시롤, 팟타이, 라멘을 먹으러 가는 게 ‘핫하다’는 의미였다면 이젠 한식이 그 자리를 꿰찼다. 한식 자체가 꼭 먹어봐야 할 음식처럼 여겨진다.” 건강해서가 아니라 힙해서 간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발표된 ‘미쉐린 가이드 뉴욕 2023’에서 별(1~3개, 3개가 최상)을 받은 식당 71개 중 11곳이 한식당이었다. 한식의 고급화 전략이 뉴욕 미식계 주류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다. 〈뉴욕타임스〉는 지난해 8월 “한국 셰프들이 뉴욕의 가장 유명한 고급 레스토랑을 석권하며 수십 년 동안 이어진 프랑스 요리의 패권을 끝냈다”라고 짚기도 했다.

김한송 셰프가 뉴욕에서 운영하는 한식 도시락 전문점 ‘핸섬라이스’도 아시아인보단 백인들이 주로 찾는다. 벤또(bento)나 런치 박스(lunch box) 대신 도시락(dosirak)으로 소개한다. 뉴저지에서 운영하는 ‘서울프라이드치킨’도 한국식 치킨임을 전면에 내세웠다. “예전엔 치킨 하면 KFC를 떠올렸는데, 이제는 코리안 프라이드 치킨을 표현하는 말이 되었다.” 물론 한국에서 먹는 방식 그대로 ‘수출’되는 것은 아니다. 냉동 김밥이 유부우엉김밥으로 현지화를 꾀한 것처럼, 한식당들도 메뉴 변화가 필수적이다. “메뉴에 무조건 글루텐 프리, 베지테리언 메뉴가 있어야 한다. 치킨도 한국처럼 반 마리, 한 마리가 아니라 정확하게 몇 조각인지 명시한다. 간장소스 외에도 버팔로 윙 소스나 케이준 소스, 레몬 페퍼 파우더 등 선택지를 다양화하는 게 중요하다.” 미국에서 한식은 나름의 적응과 변형을 거치고 있는 셈이다.

“이제 미국인들은 김밥이 뭔지 안다”



대표적인 게 미국 언론이 주목한 ‘고추장 쿠키’다. 한국인이 듣기엔 다소 기묘한 이 레시피는 〈뉴욕타임스〉 음식 칼럼니스트인 에릭 김이 개발했다. 〈뉴욕타임스〉 쿠킹 플랫폼에서 5000여 명이 별 다섯 개로 추천할 만큼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다. 이용재 음식 평론가는 “실제로 미국에서 굉장히 흥한 레시피”라며 이렇게 부연했다. “미국은 여전히 멜팅팟(melting pot)이라는 속성이 살아 있는 나라다. 그럼에도 한식에 대한 이해는 낮은 편이었다. 20년 전엔 배추를 젓갈에 대충 버무린 무침을 김치라고 소개하는 수준이었다. 그때와 비교하면 먼 길을 걸어온 셈이다.” 미국 사회에서 한국계 이민자 2세, 3세들의 영향력을 조명하지 않고 한식 열풍을 말할 수 없는 이유다.

한류 페스티벌 ‘케이콘’을 찾은 방문객들이 ‘비비고’ 부스에서 한국 음식을 살펴보고 있다. ©CJ제일제당 제공


한식의 저변이 넓어진 것은 맞지만 한 차례 유행으로 지나갈 것이란 관측도 있다. 중식이나 타이 음식처럼 대중적인 입지를 확보하지는 못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영준 작가는 이민자들의 음식이 초기에는 늘 미국 사회에서 천대받았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심지어 피자, 파스타 같은 이탈리아 음식도 불결하고 비위생적이라는 취급을 받았다. 한국계 이민자들이 미국 사회에서 영향력을 얻기 시작하면서 한국 음식과 문화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렇기에 한식은 한때의 유행보단 하나의 카테고리로 자리 잡을 거라고 김 작가는 내다본다.

틱톡 인플루언서 세라 안 씨는 한류가 하나의 흔적을 남겼다고 말했다. “진흙을 밟으면 발자국이 남는 것처럼 한식도 마찬가지다. 적어도 이제 미국인들은 김밥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그 역시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미국 사회가 한식을 어떻게 소비하는지 중요하게 바라보고 있다. 이 흐름이 또 다른 아시아 문화에 대한 문을 열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기대와 달리 여전히 미국에선 다양성이 부족하다. TV 속엔 주로 백인들이 나왔다. 그런데 BTS, 블랙핑크 등 한류 바람이 불면서 한국인들이 TV에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한국 문화가 그 ‘문’을 열었다. 다른 아시아 문화에 대해서도 미국 사회가 열릴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본다.”

오랫동안 한국인 정체성을 감추기로 했던 이민자 자녀로서 지금의 한류는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한국말을 잘하지 못하는데, 훗날 내 자녀는 나보다 한국말을 이해하지 못할 거다. 음식도 마찬가지다. 김치 만드는 법을 배우지 않으면, 미래 세대는 김치를 먹지 못할지도 모른다. 한국계 미국인들의 정체성은 사라지고 그냥 미국인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지금이 한국 음식을 알릴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한다. 현재 어머니의 한식 레시피를 담은 책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그만의 한식 브랜드를 만들 계획이다. “어떤 음식을 팔게 될진 모르겠지만, 미국에 살고 있는 한국계 이민자들의 이야기를 담고 싶다. 한식은 만들기는 쉽지만 절대 간단하지 않다. 한식의 정체성은 ‘사랑의 노동’이 아닐까.”

냉동 김밥은 그의 동네 식품점에서 여전히 품절 상태다. 500t을 추가 주문받은 올곧이 매주 서너 번 12t짜리 수출 컨테이너에 김밥을 실어 보내고 있지만, 구하기가 어렵다. 올곧 측은 올 하반기 미국 텍사스주에 공장을 가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라 안 씨는 김밥을 찾는 구독자들을 위해 인스타그램과 틱톡에 아보카도 김밥 레시피를 공유했는데 반응이 꽤 좋다. “한식 영상 바이럴의 숨겨진 비법은 어쩌면 한국 엄마인 것 같다”라며 웃었다. 20년 전 그를 괴롭혔던 김밥은, 이제 한류라는 바람을 타고 어머니와 자신을 잇는 매개체가 되었다. 해외로 뻗어가는 K푸드의 이야기이자, 한국계 이민자들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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