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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비켜”… ‘아시아의 세계 도시’ 대세는 싱가포르

“홍콩 비켜”… ‘아시아의 세계 도시’ 대세는 싱가포르

싱가포르에 ‘아시아 본부’ 설치 회사 4200곳중국 입김 커지며 외국 기업 홍콩 탈출 가속지난달 3일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에 위치한 싱가포르의 상징 '머라이언 동상' 앞에 관광객들이 앉아 있다. 싱가포르=AFP 연합뉴스싱가포르가 홍콩을 대체할 아시아 경제·상업 중심지로 각광받고 있다. 홍콩의 중국화(化)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 지난 3년간 강력한 코로나19 봉쇄 조치로 매력이 시들해진 반사이익을 싱가포르가 누리고 있다는 평가다.중국 통제+감염병 확산, 싱가포르 반사이익23일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집계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다국적기업 4,200곳이 싱가포르에 아시아 지역 본부를 새로 마련했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모회사 알파벳, 중국 짧은 동영상 플랫폼 틱톡, 글로벌 자동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와 롤스로이스, 영국 가전업체 다이슨 등 외국 기업들이 싱가포르에 아시아 본부를 설치했다.같은 기간 홍콩에 터를 잡은 해외 기업 수는 1,336개에 그쳤다. 싱가포르의 3분의 1 수준이다. 홍콩은 1997년 영국의 반환 이후 중국과 분리된 자유롭고 독립적인 금융·사법 시스템, 낮은 관세 등을 바탕으로 외국 기업을 대거 끌어들였는데, 30여 년 만에 싱가포르에 ‘아시아 비즈니스 허브’ 타이틀을 빼앗길 위기에 놓인 셈이다.지난해 9월 싱가포르에 설치된 틱톡 아시아 본사 모습. 싱가포르=AFP 연합뉴스 자료사진이는 중국의 홍콩 통제와 감염병 확산이 맞물린 결과다. 중국이 홍콩 반정부 시위 움직임에 맞서 2020년 6월 ‘국가보안법’을 시행하고 안보를 이유로 외국 기업 단속을 강화하자 글로벌 회사가 대거 이탈했다. 비슷한 시기 홍콩 당국이 중국의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세계적 대유행) 봉쇄·격리 정책에 따라 빗장을 걸어 잠그면서 '탈(脫)홍콩' 움직임은 더욱 거세졌다. 중국 본토 경제 둔화도 ‘홍콩 엑소더스(탈출)’를 부추겼다.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해 말 “1997년 영국의 홍콩 반환 이후 홍콩은 중국과 ‘너무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방식으로 외국 자본을 끌어왔다”며 “하지만 엄격해진 안보와 미중 긴장 고조로 홍콩과 중국 본토 사이 경계가 모호해졌다”고 전했다.2020년 3월 홍콩 중심가 전경. 홍콩=EPA 연합뉴스 자료사진”싱가포르로 무게 이동 계속될 것”싱가포르는 홍콩이 약해진 틈을 파고들었다. 홍콩(16.5%)과 비슷한 수준의 낮은 법인세(최고 세율 17%)를 앞세워 홍콩에서 빠져나온 기업을 대거 끌어안았다. 금융 서비스, 자금 운용, 투자자문 서비스 발생 소득 등 일부 분야에 대해서는 최대 13.5%까지 법인세 우대 세율을 적용하기도 했다. 한국의 법인세 최고 세율은 24%다.성장률이 높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의 다른 회원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데다, 홍콩보다 서방과의 관계가 더 낫고 기업 자유도가 높은 점도 인기에 한몫했다. 미중 갈등 속 중국에 본사를 둔 기업들도 미국의 무역 제재를 피해 ‘중립지대’인 싱가포르로 본사를 옮겼다.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등 중국 기업도 싱가포르로 눈을 돌리고 있다. 싱가포르가 동남아시아 경제 중심지로 탄탄한 입지를 굳힌 지는 오래됐지만, 기업 하기 좋은 곳으로 각광받으며 ‘아시아의 세계 도시’로 위상이 한층 더 높아졌다는 의미다.홍콩에서 싱가포르로 무게 중심 이동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지정학적 위험이 높아지면서 각국 기업들은 홍콩보다 싱가포르를 더 높게 평가한다”며 “향후 5년간 싱가포르가 더 많은 다국적기업을 유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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