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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18분'...긴박했던 일본 항공기 화재 "인터폰 불통에 승무원이 비상구 열어"

'기적의 18분'...긴박했던 일본 항공기 화재

"불과 18분 만에 전원 탈출은 기적"승무원 침착 대처, 지시 잘 따른 승객
'기적의 18분'...긴박했던 일본 항공기 화재
기장, 한 줄 한 줄 확인 후 마지막 탈출3일 일본 하네다공항 활주로에 일본항공(JAL) 소속 항공기가 전날 발생한 충돌 사고로 불에 타 있다. 도쿄=교도통신 연합뉴스
'기적의 18분'...긴박했던 일본 항공기 화재
'기적의 18분.'
'기적의 18분'...긴박했던 일본 항공기 화재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에서 발생한 비행기 충돌 화재 사고에서 여객기 탑승자 379명 전원이 무사히 탈출한 데 대한 일본과 외국 언론의 찬사 표현이다. 여객기가 화염에 휩싸여 전소되고, 충돌한 일본 해상보안청 항공기 탑승자들은 6명 중 5명이나 사망할 정도로 큰 사고였지만, 사고 후 18분 안에 인명 피해 없이 전원 여객기 탈출에 성공한 건 기적이나 다름없다는 평가다.
승무원들이 가장 먼저 한 조치, 연기 흡입 못 하게 안내 일본항공(JAL) 직원(오른쪽)이 2일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에서 여객기 화재 현장에서 탈출한 승객들과 대화하고 있다. 도쿄=AP·교도통신 연합뉴스
도쿄신문 등 일본 언론은 4일 '불과 18분 만에 전원이 탈출한 건 기적'이라며 승무원과 승객들의 대응 방법을 자세히 전했다.
언론에 따르면 2일 오후 4시 홋카이도 신치토세공항을 출발한 일본항공(JAL) 516편은 오후 5시 47분 하네다공항에 착륙한 직후 활주로에서 해상보안청 항공기와 충돌했다. 충돌 후에도 1㎞나 내달린 여객기는 활주로 옆에 멈춰 섰다.
그리고 379번째 탈출자가 여객기에서 빠져나온 시간은 오후 6시 5분. 사고 발생 이후 탈출 완료까지 걸린 시간은 18분이었다.
사고 직후 승무원들이 가장 먼저 취한 조치는 승객들이 연기를 흡입하지 않게 하는 것이었다. 승무원들은 비상구가 열리기 전까지 "침착하세요", "코와 입을 막고 자세를 낮추세요"라고 소리쳤고, 탑승객들은 승무원의 지시에 따랐다.
2일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에 착륙하던 일본항공(JAL) 여객기가 활주로에서 해상보안청 항공기와 충돌한 뒤 발생한 화재로 불길에 휩싸여 있다. 도쿄=AP 뉴시스
조종사들은 화재 발생 직후에는 기체에 불이 붙은 사실을 몰랐다. 승무원들이 화재 사실을 확인한 뒤 조종석에 보고하고 나서야 인지했다. 기체 뒤쪽에서 화재가 발생하자 먼저 앞쪽 비상구 2개를 열었다. 남은 비상구 6개 중 사용할 수 있었던 건 맨 뒷좌석 왼편 비상구였다. 나머지 5개 쪽은 이미 불이 붙은 상태였다. 그런데 인터폰이 고장 나는 바람에 조종실과 연락이 닿지 않았다. 승무원들은 1초라도 빨리 승객들을 대피시키고자 자체 판단으로 맨 뒤쪽 비상구를 열었다.
승무원들은 비상구가 열리며 탈출이 시작되자 '질서 있는 탈출'을 강조했다. 요미우리신문은 "비상구가 열리자 승객들이 서로 밀치며 뛰어나왔지만 승무원들이 '차례를 지켜 순서대로 탈출해 주세요'라며 냉철하게 대처했다"고 전했다. 가장 마지막에 탈출한 기장은 남은 승객이 없는지 한 줄 한 줄 확인한 뒤 빠져나왔고, 10분 뒤인 오후 6시 15분쯤 기체는 굉음을 내며 폭발했다.
매년 실시하는 '90초 룰' 훈련의 효과
매년 실시하는 '90초 룰' 훈련도 큰 역할을 했다. JAL 승무원들은 매년 한 차례 이상 90초 룰을 훈련한다. 혹시 모를 위기 상황을 대비해 90초 안에 승객 전원을 탈출시키는 게 목적으로, 훈련에 합격하지 못한 승무원은 직무가 정지된다. 30년간 JAL 승무원으로 근무한 에가미 이즈미 쓰쿠바대 객원교수는 아사히신문에 "평소 90초 룰 훈련 성과가 몸에 익어 나온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화물칸에 실린 반려동물은 구조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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