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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에 불어 온 주주환원 바람…양극화 ‘뚜렷’

증권가에 불어 온 주주환원 바람…양극화 ‘뚜렷’

NH·미래에셋, 高배당에 자사주 소각까지
중소형사 배당 외 주주가치 제고 방안 ‘실종’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밀집한 여의도 증권가. ⓒ연합뉴스
[데일리안 = 노성인 기자] 3월 주주총회 기간을 맞아 상장사들이 연이어 주주환원책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증권사들 사이에 온도 차가 나고 있다. 대형 증권사들은 배당확대·자사주 소각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반해 중소형 증권사들은 대체로 미적지근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정책에 발맞춰 증권가에도 주주환원 강화 바람이 불고 있다. 이 가운데 대형 증권사들은 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소각 등에 나서고 있지만 일부 중소형사들은 배당 수준을 유지하는 데 그치고 있다.

실제 이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증권사 20곳 중 현물 배당을 전년보다 확대하거나 시가배당률 5% 이상의 고배당을 실시한 증권사는 10곳(NH투자·삼성·대신·교보·유안타·부국·DB·한양·유화·이베스트투자증권)으로 집계됐다.

특히 삼성증권은 작년 4분기 기준 지배주주순손실 72억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배당금 규모를 작년(1518억원) 대비 29.3% 확대한 1964억원으로 책정하기도 했다.

최근 자사주 매입 및 소각 정책을 발표한 증권사도 있다. NH투자증권은 지난 12일 약 500억원 규모의 보통주 417만주를 매입 후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NH투자증권은 앞으로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지속해 자사주 매입 후 소각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에 이어 822억원 규모의 보통주 1000만주 소각을 결정했다. 오는 2026년까지 매년 최소 보통주 1500만주 및 우선주 100만주 이상을 소각할 예정이다. 키움증권도 자사주 209만5345주(약 645억원어치)를 올해부터 2026년까지 매년 3분의 1씩 소각하고 내년까지 30% 이상의 주주환원율을 유지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반면 올해 주주환원 기조와 반대로 무배당을 유지하거나 배당금을 오히려 축소한 증권사들도 나왔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2021년 이후 2년 연속 배당을 하지 않았다. 지난해 순이익 328억원을 기록하며 지난 2022년(-549억원) 대비 흑자전환에는 성공했지만 아직 배당 여력이 충분하지 못하다는 입장이다. 올해 SK증권의 배당규모는 8억5520억원으로 전년(21억0865만원) 대비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

이미 주주환원 강도에 따라 주가도 차별화를 보이고 있다. 올해(1.2~3.19) 들어 NH투자증권과 키움증권은 각각 23.2%, 32.7% 상승했다. 특히 NH투자증권은 지난 14일 52주 최고가(1만3100원)를 기록하기도 했다. 반면 SK증권은 같은 기간 3.4% 하락하는 등 주가 흐름이 대비되는 모습을 보였다.

업계에서는 오는 5월 이후 정부의 밸류업 가이드라인이 발표될 경우 증권사들의 주주환원 방향성 양극화가 더 뚜렷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자들에게 배당보다 자사주 소각이 더 확실한 주주환원으로 여겨지는 가운데 중소형 증권사는 대형사 대비자사주 소각으로 인한 자기자본 감소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이후 금융업 내에서도 증권업은 상승 랠리에서 소외됐다”며 “5월 발표될 밸류업 가이드라인에서 자사주 소각 관련 인센티브 등이 포함될 경우 소각 여부에 따라 투자심리가 차별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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