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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로 원가 감당 못해" 日 후쿠오카 명물, 돈코츠 라멘 사라지나

후쿠오카, 돈코츠 라멘 신규 출점 급감가스비·인건비 급등…가격 인상도 어려워 골머리돈코츠 라멘의 발상지 후쿠오카에서 돈코츠 라멘 가게 신규 출점 수가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날이 갈수록 높아지는 물가 상승을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 이유다.26일 일본 잡지 프레지던트 온라인은 후쿠오카에서 라멘 가게 신규출점 수를 분석한 결과 최근 돈코츠 라멘보다 오히려 간장, 소금 라멘 등 비(非) 돈코츠 라멘 가게 출점이 크게 늘었다고 보도했다.후쿠오카 돈코츠 라멘 프랜차이즈 '하카타 잇소우'의 라멘.(사진출처=하카타 잇소우)'라멘 데이터베이스'에 게재된 후쿠오카현 내 신규 출점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7월 말부터 지난 17일까지 후쿠오카현 내에 개업한 라멘 가게 62곳 중 돈코츠 점포는 24곳이었으며, 비돈코츠 점포는 38곳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역전 현상은 2019년부터 이뤄지기 시작했는데, 2022년에도 후쿠오카현 내 라멘 가게 신규 출점 조사에서 돈코츠는 40%, 비돈코츠 계열이 60%로 집계됐다.이같은 이변이 발생한 배경에는 물가 상승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야마지 리키야 푸드 칼럼니스트는 "신규 출점자가 돈코츠 라멘으로 승부를 보기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세 가지 이유를 들었다.첫 번째는 원가다. 돈코츠 라멘의 제조 비용이 다른 라멘보다 높다는 것이다. 라멘 원료가 되는 돼지 뼈는 많은 양의 뼈를 장시간 강한 불에 계속 삶아야 육수를 낼 수 있다. 여기에 드는 가스비, 인건비, 재료비, 음식물 처리비 등을 고려하면 다른 라멘보다 원가가 높다는 것이다. 야마지씨는 "닭 뼈로 육수를 내는 간장라멘의 경우 약한 불에 짧은 시간, 적은 양의 뼈만 가지고 육수를 낼 수 있어 원가로 치면 훨씬 저렴하다"고 설명했다.돼지뼈를 우려 돈코츠 라멘 육수를 내는 모습.(사진출처=하카타 잇소우)후쿠오카 유명 돈코츠 라멘 프랜차이즈 '하카타 잇소우'의 창업자 야마다 마사히토씨는 "영업 중에는 냄비 3개에 들어간 국물을 강한 불에서 계속 끓이는데, 국내산 돼지 머리뼈, 등뼈 등을 손질해 뼈가 말랑해질 때까지 장시간 삶는다"며 "여기에 계속 물을 흘려 냄비 바닥을 식혀 변형을 막아야 하고, 열효율을 유지하는 설비가 갖춰진 특수한 가스대를 쓴다. 가스비뿐만 아니라 수도비 등도 무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그러나 돈코츠 라멘의 경우 가격 인상에 나서기도 어렵다. 돈코츠 라멘의 경우 다른 라멘보다 저렴하다는 이미지가 있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라멘 한 그릇 가격이 1000엔(8850원)을 넘지 않아야 한다는 '1000엔의 벽'이 있지만, 후쿠오카의 경우 돈코츠 라멘은 500~600엔(4400~5300원) 정도로 저렴한 이미지가 강하다. 돈코츠 라멘은 다른 것보다 얇은 면을 사용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한 그릇의 양을 다른 라멘보다 적다고 여긴다. 이에 돈코츠 라멘은 술 약속 마지막에 해장을 위해 먹거나 출출할 때 찾는 간식처럼 여겨져, 가격 인상에 나설 경우 고객 이탈의 우려가 크다.신규 고객 확보 문제도 있다. 후쿠오카가 돈코츠 라멘 발상지기 때문에 이미 사람들 사이에는 오래 다니는 굳어진 단골 가게가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새로 시장에 뛰어들더라도 신규 고객 확보에 나서는 등 경쟁 자체의 난도가 높다.다만 이번 라멘 이탈 현상에 대해 돈코츠 라멘 가게가 줄폐업에 들어갈 위기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 중론이다. 프레지던트 온라인은 "라멘의 선택지가 늘어나 판도 변화가 시작됐고, 이에 출혈 경쟁이 벌어지는 곳도 있을 것"이라면서 "후쿠오카 사람들의 라멘 자부심을 고려하면 돈코츠 라멘과 비 돈코츠계 라멘의 공존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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