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우세다 "나발니 측근 향한 공격은 분명 계획범죄"
"리투아니아 향한 다른 러시아 도발과도 관련 있다"
국가보안부 "대선에 야권 입김 차단하기 위한 공격"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기타나스 나우세다 리투아니아 대통령이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최측근 레오니트 볼코프가 자국에서 망치 습격을 당한 일을 두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난했다.
13일(현지시각) 가디언에 따르면 나우세다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한 가지는 말할 수 있다. 여기서는 아무도 당신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발니 측근을 향한 공격은 분명히 계획된 것이다. 리투아니아와 관련한 다른 도발과도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리투아니아 국가안보부는 "용의자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러시아 야권 인사가 다가오는 대통령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번 공격을 조직하고 실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레나타스 포젤라 리투아니아 경찰청장은 "경찰은 이번 공격 수사에 막대한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며 "이번 일은 우리가 성공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사건에 불과하다. 국민이 이번 일로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가브리엘류스 란츠베르기스 리투아니아 외무장관은 SNS에 피습 사건과 관련해 충격적이라면서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가해자는 자신의 범죄를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으로 리투아니아와 러시아의 관계는 경색될 전망이다.
전날 볼코프는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 자택 밖에서 괴한에게 공격받았다.
나발니의 반부패 재단 이사인 이반 즈다노프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볼코프가 집 근처에서 공격받았다. 그들은 망치로 그의 다리와 팔을 내리쳤다"며 "볼코프는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밝혔다.
즈다노프는 볼코프의 부어오른 얼굴과 피가 난 다리가 담긴 사진을 공유했다. 또 다른 사진은 차량 옆으로 깨진 유리 파편과 혈흔이 남아 있었다.
볼코프는 이튿날 SNS에 자신의 피습은 푸틴 대통령 심복에 의한 것이라며 "그 남자가 마당에서 나를 공격했다. 다리를 15차례 정도 때렸다"며 "왜인지 모르겠지만 다리는 괜찮다. 걸을 때 아픈 정도다. 그렇지만 팔이 부러졌다"고 피해 상황을 전파했다.
아울러 푸틴 대통령을 향한 투쟁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그는 영상에서 "우리는 노력하고,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천명했다. 또 러시아 시민에게 오는 15~17일 러시아 대선 기간 대규모 시위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번 사건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5선이 확실시되는 러시아 대선을 코 앞에 두고 발생했다. 러시아 대선은 15일~17일 실시된다.
볼코프는 지난해까지 나발니의 반부패재단 이사장을 지냈다. 나발니가 2018년 러시아 대선에 도전했을 때 선거본부 참모장을 맡았다. 당시 나발니는 정치적 동기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횡령 사건으로 출마가 거부됐다.
지난달 볼코프는 다가오는 러시아 대선을 놓고 푸틴 대통령의 압도적 지지를 보여주기 위한 '서커스'라고 비난한 바 있다.
볼코프는 안전상 이유로 몇 년째 망명한 상태다. 그는 고국에서 정치적 동기에 의한 여러 혐의를 받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러시아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반부패 목소리를 냈던 나발니는 지난달 16일 수감 중이던 러시아 북극권 교도소에서 옥중 돌연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