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위치:홈페이지 > 탐색하다

'친러' 슈뢰더 전 독일총리, 미사일 지원 반대 숄츠 두둔

'친러' 슈뢰더 전 독일총리, 미사일 지원 반대 숄츠 두둔

집권당 원내대표는 '전쟁 동결' 언급했다가 역풍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
[d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러시아와 유착관계로 비판받아온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가 우크라이나에 타우러스 미사일 지원을 거부하는 올라프 숄츠 현 총리를 두둔하고 나섰다.

슈뢰더 전 총리는 18일(현지시간) dpa통신과 인터뷰에서 "숄츠는 내가 현재 독일 총리에게 바라는 일을 하고 있다"며 "숄츠가 옳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타우러스 미사일 지원 거부를 둘러싼 비판에 대해선 "어느 진영에 있든 전쟁은 지지할 수 있지만 평화는 지지해선 안 된다는 뜻인데 완전히 잘못된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숄츠에게 '평화 총리'를 원하느냐는 질문에 "독일 총리로서 평화를 위해 노력한다면, 평화 총리로 불린다면 그게 나쁜 일이냐"고 되물었다.

'평화 총리'(Friedenskanzler)는 우크라이나의 요청에도 1년 가까이 타우러스 지원을 거부하는 숄츠 총리를 비판과 비아냥 섞어 부르는 표현이다.

1998∼2005년 독일 총리를 지낸 슈뢰더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돈독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퇴임 이후 2017년부터 러시아 석유회사 로스네프트 이사장을 맡았고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에는 러시아 가스회사 가스프롬 이사로 지명되기도 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에도 러시아와 관계를 끊지 않았다가 소속 정당인 사회민주당(SPD)에서 제명당할 뻔했다. 사무실과 직원 등 전직 총리 예우는 박탈됐다.

타우러스 미사일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슈뢰더 전 총리가 '친 러시아'로 비판받긴 하지만 독일 정가에서는 2년 넘게 계속되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제는 다른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집권 SPD의 롤프 뮈체니히 원내대표는 지난 14일 의회 연설에서 "전쟁을 어떻게 계속할지만 얘기할 게 아니라 전쟁을 어떻게 동결하고 나중엔 끝낼지도 생각할 때가 아니냐"고 말했다.

전쟁 동결은 군사적 대치 상황이 지속되지만 교전은 중단된 상태를 말한다. 평화협정 체결 등으로 전쟁이 종식된 평화 상태와는 구분된다.

우크라이나는 물론 유럽 각국도 점령지 반환 없는 전쟁 동결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숄츠 총리는 지난해 "어떤 평화계획도 전쟁 동결과 연결돼선 안 된다"고 말한 바 있다.

뮈체니히 원내대표의 발언은 신호등 연립정부 내에서조차 거센 비판을 받았다.

리카르다 랑 녹색당 대표는 "전쟁 동결은 궁극적으로 점령당한 지역 주민에게 엄청난 고통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방하원 국방위원장인 마리아그네스 슈트라크치머만(자유민주당)은 "총리가 속한 SPD가 합의된 '시대전환'에서 멀어지고 있다"며 숄츠 총리에게 해명을 요구했다.

야당인 기독민주당(CDU)의 노르베르트 뢰트겐 의원도 "해롭지 않은 것처럼 들리지만 러시아가 점령지에서 저지르는 최악의 범죄를 용인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email protected]

다음으로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