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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조수진 결정한 민주당에 박용진 "트루먼쇼 찍는줄"

결국 조수진 결정한 민주당에 박용진

박용진 하위10%부터 불공정 전략경선 재고요구까지
이재명 체제 ‘비명횡사’ 공천 마침표…“다시는 이런 일 없어야”
‘이의있습니다, 토론해야 합니다’ 노무현 발언 방명록에 남겨
더불어민주당이 정봉주 전 의원 공천취소로 실시한 강북을 선거구 공천 경선에서 끝내 박용진 의원이 아닌 조수진 변호사를 선택했다. 박 의원의 공천 탈락은 이번 공천 과정에서 불거진 '비명횡사' 공천의 상징적 결과라는 평가다. 이로써 당내 국회의원 후보 가운데 이재명 대표에 이견과 쓴소리를 내온 이른바 '비명' 인사는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 박 의원은 자신이 지난 한 달 동안 "모두가 몰카로 내게 트루먼쇼를 찍는 줄 알았다"고 털어놓은 뒤 경선 결과를 승복하면서도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박범계)는 19일 22대 국회의원선거 전략선거구로 지정된 서울 강북을 선거구 경선 결과 조수진 변호사가 승리하고 박용진 의원이 패배했다고 발표했다.

박범계 위원장은 "오늘 진행된 전략선거구 한 곳에 대한 경선결과는 저와 해당 후보자 대리인 입회하에 개표가 진행됐고, 결과는 1등만 발표하기로 했다"며 "강북을 권리당원 투표율은 53.18%, 전국 권리당원 투표결과 전체 당원의 26.31%가 투표했다. 전략 청년 경선지역인 서대문갑 24.65% 보다 높은 투표율"이라고 설명했다. 박 위원장은 "강북구을 1등 후보자는 조수진 후보"라며 "전략선거구는 재심이 없다"고 설명했다.

박용진 의원은 결과 발표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올렸다. 박 의원은 "지난 한달 동안 가끔 나 몰래 '트루먼쇼'를 찍고 있는 중이 아닐까 생각해봤다"며 △지난달 19일 농담 혹은 거짓말 같은 '하위10%' 통보 △이유를 알려달라는 재심 신청 문자 하나 기각 △1차 투표 결과도 알려달란 요구 거부 △사상초유 권리당원 75% 투표율 등을 들었을 때 황당했다고 떠올렸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오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의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비에서 참배하고 있다. 사진=박용진 페이스북
박 의원은 "당심 민심 모두 과반득표자임에도 공천승계에서 왜 강북을은 예외여야 하는지, 세 번째 경선에는 왜 전국의 당원들이 강북을 투표에 참여해야 하는지, 왜 여전히 박용진은 30% 감산도 모자라 55% 차이를 안고 뛰어야 하는지, 전국적인 투표지연사태에도 왜 당은 아무 문제도 없는 것처럼 문제제기를 묵살하는지, 아무런 설명도 듣지 못했고, 납득을 하지 못했다"며 "그래서 혹시, 영화 시나리오처럼 모두가 나를 상대로 몰래카메라를 찍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한 적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박 의원은 "그러나 오늘 영화같은 반전이 없는 결과를 받았다"며 "패배가 뻔한 경선, 결론이 정해진 경선임을 알고 받아들였기에 새삼 다른 감정은 들지 않는다"고 썼다. 박 의원은 "다만, 대한민국 정치사에, 민주당의 앞날에 다시는 이런 일들이 벌어지지 않기를 기대한다"며 "저의 지난 한달 동안 몸부림의 흔적이 우리 정치사에 다시는 없어야 할 일들에 대한 경계석이 되기를 바라고, 우리 정치와 민주당이 민주적이고 합리적이기 위해 이번 과정이 중요한 시금석이 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오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의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비를 방문해 남긴 방명록 내용. 사진=박용진 페이스북
박 의원은 "민주당의 총선승리를 위해, 윤석열 정부 심판을 위해 힘을 모으자"며 "저부터 작은 역할이라도 찾아 나서고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한 달 박용진에게 벌어진 '트루먼쇼'같은 이 드라마의 결론이 보다 정의로운 내일이었으면 좋겠다"며 "약속드린 1% 희망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앞으로도 뚜벅뚜벅 걸어가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박 의원은 이날 오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에 방문해 참배했다. 그는 방명록에 노 전 대통령이 3당 합당을 반대하며 '이의 있습니다! 반대토론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던 대목을 옮겨적으면서 "그 외침이 민주주의를 위한 작은 희망을 되살렸다. 저 역시 희망의 불씨가 되겠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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