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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10년 공들인 전기차 사업 철수…車업계 안도와 탄식 교차 왜?

애플 10년 공들인 전기차 사업 철수…車업계 안도와 탄식 교차 왜?

블룸버그 "애플 2천명 규모 전기차 프로젝트 팀 해산 AI 올인"전기차 수요 둔화 간접적 영향, 수익성 낮은 사업 철수에 주가 상승강력한 경쟁자에 안도…일각에선 전기차 시장 진통의 사례 지적애플 로고. 연합뉴스애플이 야심차게 준비하던 자율주행 전기차 '애플카' 개발을 포기하면서 자동차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애플이 10년간 공들인 애플카 개발을 중지한다고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애플이 전기차를 연구해 온 조직인 '스페셜 프로젝트 그룹'을 해산할 예정이며, 이런 사실을 내부적으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약 2천명의 직원에게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애플 고위 임원들은 최근 개발 중단 결정을 내렸고, 이 결정은 프로젝트를 이끈 제프 윌리엄스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케빈 린치 부사장이 공유했다고 덧붙였다. 직원들에게 프로젝트가 마무리되고 대다수는 인공지능(AI) 부서로 이동할 것이라고 통보했다.지난 2014년 '프로젝트 타이탄'이란 이름으로 개발되기 시작한 애플카는 당초 2025년 출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2026년으로 한 차례 연기된 뒤 지난달 2028년으로 또 다시 연기됐다고 보도했다.성능도 수차례 하향 조정됐다. 자율주행 최고 수준인 '레벨 5'를 구현할 계획이었으나, '레벨 4'로 수정됐고 이후 운전자가 운전대를 잡아야 하는 '레벨 2+' 수준으로 낮아졌다. 이미 핵심 엔지니어들도 대거 이탈한 것으로 알려졌다.26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국제전시장 팔렉스포에서 개막한 제네바 국제모터쇼에서 미국 전기차 업체 루시드의 관계자가 자사 첫 SUV 모델인 그래비티를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전기차 수요 둔화 영향?전기차 시장의 성장 둔화가 애플의 사업 철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높은 가격이 구매 장벽으로 작용했고 각국 정부가 보조금 정책을 축소·폐지하면서 수요가 떨어졌다. 실제 최근 몇 개월간 전기차 판매 성장은 활기를 잃었다.제너럴 모터스(GM)와 포드는 전기차 수요 부진 등으로 하이브리드 차량을 더 많이 생산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이 외에도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은 생산 목표와 이익 예측치 등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보도했다.테슬라 역시 올해 성장률이 "눈에 띄게 낮아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스위스 금융그룹 UBS는 최근 미국 내 전기차 판매 증가율이 올해 47%에서 내년에는 11%로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아누라그 아나 애널리스트는 "AI에 집중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 될 수 있다"며 "수익 잠재력을 고려할 때 전기차를 포기하고 자원을 AI로 전환하기로 한 애플의 결정은 좋은 전략적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애플이 투자 대비 이익이 낮은 자동차 사업에 손을 뗀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주가는 상승했다. 이날 애플은 나스닥 증권거래소에서 전날 대비 0.81% 오른 채 장을 마감했다.애플 철수 소식 축하하는 머스크 엑스 계정. 연합뉴스◆ 자동차 업계 안도와 탄식 교차애플카 철수 소식에 기존 자동차 업계는 안도하는 분위기이지만, 전기차 전환이 늦춰질 것이란 부정적 전망도 동시에 나오고 있다.블룸버그 통신은 "테슬라와 포드 등 디트로이트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입장에서는 애플의 개발 포기가 성장이 둔화하는 전기차 시장 내 위협 가운데 하나가 제거되는 것일 뿐 아니라 이로 인해 실직하는 인재들을 수혈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애플의 행보는 치열한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자 가운데 한 곳이 제거된다는 의미다. 특히 610억 달러(약 81조 원)의 현금을 보유한 빅테크 기업이 경쟁 대열에서 이탈하면서 안도의 한 숨을 쉬는 기업이 적지 않다.업계는 테슬라가 이번 애플의 조치로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실제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경례하는 것과 담배를 상징하는 이모티콘을 게시하면서 애플의 철수 소식을 축하했다.그러나 최근 전기차 시장은 지난해 테슬라가 차량 가격 인하와 함께 수요 감소로 인한 진통을 겪고 있다. 포드를 비롯한 기존 자동차제조업체들은 투자를 연기하고 생산계획을 철회하는 등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애플의 전기차 시장 진출 포기는 시장이 얼마나 어려운 상황인지 보여주는 사례가 될 수 있다.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예측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연평균 65%씩 성장해온 전기차 판매량이 올해 9% 증가에 그칠 것으로 추산된다. 신규 구매자의 10%를 놓고 자동차 업계가 경쟁을 해야 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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