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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옹성' 또 허문 애플... 유럽서 개발자 통한 앱 다운로드 허용

'철옹성' 또 허문 애플... 유럽서 개발자 통한 앱 다운로드 허용

유럽서 개발자 웹사이트 직접 다운로드 허용
'올 늦은 봄부터' 적용... 앱스토어 완전 개방
애플 로고와 유럽연합 깃발. 로이터 연합뉴스


애플이 유럽에서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자 사이트에서 바로 내려받을 수 있도록 전격 개방한다. 애플은 2008년 자체 앱 장터 '앱스토어'를 출시한 이래 아이폰·아이패드 등 자사 기기에서 사용하는 모든 앱은 앱스토어를 통해서만 설치할 수 있도록 해왔다. 그러나 유럽연합(EU)이 이 같은 반독점 성격의 관행에 천문학적 과징금을 물리기로 하자 15년 넘게 지켜온 '철옹성'을 연이어 허물고 있다.

애플은 자사 기기 이용자들이 '올해 늦은 봄부터' 앱 개발자들의 웹사이트에서도 앱을 내려받을 수 있도록 허용할 방침이라고 1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지금까지는 앱 개발자 사이트에서 앱 다운로드를 누르면 앱스토어로 연결됐으나 이 조치가 시행되면 기기에 바로 설치할 수 있게 된다.

원래 애플은 앱스토어를 통해서만 앱을 받을 수 있게 하고, 앱과 관련한 모든 결제에 최대 30%의 수수료를 부과해왔다. 검증되지 않은 경로로 앱을 받으면 기기 보안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이용자 입장에서도 불편이 가중된다는 게 애플의 명분이었다. 하지만 '막대한 앱 수수료를 포기하기 싫은 게 속내'란 비판이 거셌다. 앱스토어 관련 수익이 포함된 서비스 부문 매출은 지난해 약 850억 달러(약 111조 원)로 애플 전체 매출의 20%를 차지했다.

이처럼 폐쇄적 운영 방침을 고수해 온 애플이 개방에 나선 건 지난 7일 시행된 EU의 디지털시장법(DMA) 때문이다.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빅테크 규제'로 꼽히는 DMA는 일정 규모 이상의 테크업체가 시장 지배력을 남용하면 최대 매출의 10%를 과징금으로 부과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법을 반복적으로 위반한 기업엔 과징금 비율이 매출의 20%까지 올라간다. 현재 대상 업체는 애플과 알파벳(구글 모회사), 바이트댄스(틱톡 모회사) 등 6곳이다.

애플은 DMA 시행이 예고된 후부터 유럽에서 그간 '폐쇄적'이라 지적받았던 정책을 잇따라 바꿨다. 올해 초 앱 관련 수수료 인하를 발표한 데 이어, 앱스토어가 아닌 앱 장터에서도 앱을 내려받을 수 있게 하고 이날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여기에 개발자 웹사이트에서도 앱을 받을 수 있게 되면 애플이 앱스토어에 대한 빗장을 완전히 푸는 셈이 된다. 개발자들이 앱스토어를 거치지 않고 직접 배포하면 수수료 부담이 줄어 소비자들의 비용 부담도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업계는 전망한다.

다만 애플이 외부 배포를 순순히 허용할지는 두고 봐야 한다. 애플은 "웹에서 제공되는 모든 앱은 무결성을 보호하기 위한 요구사항을 충족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엄격한 기준을 내걸어 극소수 개발자들에게만 외부 배포 권한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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