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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린 사람 30% 죽었다…'50세 이하' 더 위험한 전염병 일본 급증

걸린 사람 30% 죽었다…'50세 이하' 더 위험한 전염병 일본 급증

A군 연쇄상구균, 일본서 역대 최다 기록한 지난해보다 빠른 속도로 감염 확산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1년 4월 일본 도쿄 시부야에서 행인들이 방역 마스크를 쓴 채 횡단보도를 건너는 모습./로이터=뉴스1
일본 전역에서 A군 연쇄상구균이 유행하고 있다. A군 연쇄상구균은 심장질환, 관절염 등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으며 중증으로 발전 시 치사율이 3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을 찾는 한국 관광객들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



"47개 중 45개 현서 감염 확인"


20일 TBS, 도요게이자이(동양경제) 등 일본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이달 10일 기준 올해 A군 연쇄상구균 감염 환자는 474명으로, 지난해(941명)의 절반을 넘어섰다. 1999년 집계 이후 지난해 감염자가 가장 많았는데, 올해 감염 속도는 지난해를 크게 뛰어넘는다고 TBS는 설명했다.

일본 국립감염증연구소(NIID)에 따르면 전국 47개 현 중 45개 현에서 A군 연쇄상구균 감염이 확인됐다. NIID는
"전격성 연쇄상구균 감염증의 감염 메커니즘은 전부 밝혀지지 않았다"며 "아직 설명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라고 밝혔다.

연쇄상구균은 전염력이 매우 높다. 현직 의사인 가미 마사히로 의료거버넌스연구소 소장이 도요게이자이에 게재한 글에 따르면 A군 연쇄상구균은 박테리아 질환으로 감염 환자의 타액이나 분비물을 통해 전염된다. 바로 증상이 나타타지는 않지만, 일단 시작하면 38도 이상의 고열과 인두염을 주로 동반한다. 가미 소장은 "연쇄상구균 감염은 인플루엔자나 코로나보다 고열을 일으킬 가능성이 적고 관절염도 드물다"면서도 "식사가 힘들 정도로 목이 아프다고 하는 환자들이 있다"고 했다.

가미 소장은 연쇄상구균이 면역 반응을 일으켜 합병증을 불러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쇄상구균을 공격해야 할 면역체가 심장 판막 조직과 관절을 공격해 심장 판막증, 관절염 등이 나타난다는 것. 심한 경우 신체조직이 괴사하거나 장기 여러 부위의 기능이 급격히 떨어지는 다발성 장기부전이 발생한다. 이 경우 치사율은 30%에서 최대 70%까지 치솟는다고 한다. 소장은 합병증 동반이 빠르고 상태가 급속히 악화되는 경우가 많아 연쇄상구균에 '식인 박테리아'라는 별명이 붙었다고 부연했다.

보통 감염병은 고령일수록 치사율이 높지만 A군 연쇄상구균은 정반대다. NIID는 50세 이하에서 사망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월 보고서에서 NIID는 최고 19.7%였던 50세 미만 환자 치사율이 지난해 이후 30.9%까지 상승했다는 연구결과를 보고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7~12월 연쇄상구균 감염 진단을 받은 50세 이하 환자 65명 중 21명이 숨졌다고 한다.



세계적 전염병 대유행, 원인은 코로나?


이번 연쇄상구균 유행은 코로나 팬데믹과 무관치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가미 소장은 일본뿐 아니라 중국, 미국, 유럽 등지에서 인플루엔자, 아데노 바이러스, 폐렴구균 등 전염병이 유행 중임을 지적하면서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집단면역력이 감소됐을 가능성을 거론했다. 팬데믹 기간 동안 대규모 방역 조치로 전염병 유행이 억제되면서 전염병에 면역력을 가진 인구비율이 줄었을 수 있다는 것.

기쿠치 겐 도쿄여대 의대 교수는 코로나 환자에 대한 자가격리 의무를 없애는 등 방역규제를 완화하면서 손 씻기 등 기본 방역수칙까지 느슨해진 게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또 "코로나 감염 이후 특정 미생물에 대한 면역 민감도에 변화가 생겼을 수 있다"며 코로나 후유증이 전염병 유행의 변수가 됐을 수 있다고 했다. 가미 소장도 "코로나 감염 후유증으로 면역 체계가 약화됐을 수 있다"고 했다.

감염을 피하려면 손 씻기, 입 가리고 기침하기 등 기본 방역수칙을 지켜야 한다. 감염이 의심되는 경우, 특히 연쇄상구균 감염 이력이 있는데 인후통 등 증상이 나타난 경우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가미 소장은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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