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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극우 정치인 빌더르스, 총선 이기고도 총리 취임 무산

네덜란드 극우 정치인 빌더르스, 총선 이기고도 총리 취임 무산

총선 1위 했으나 연정 구성 어렵자 야심 포기
새 연정은 기술 관료 위주로 구성될 전망
지난해 11월 네덜란드 총선에서 극우 정당을 승리로 이끈 극우 정치인 헤이르트 빌더르스. 헤이그/EPA 연합뉴스

지난해 11월 네덜란드 총선에서 극우 정당 자유당(PVV)을 승리로 이끈 반이슬람 정치인 헤이르트 빌더르스(60)의 총리 취임이 일단 무산됐다.

빌더르스 자유당 대표는 13일(현지시각)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연정에 참여하는 모든 정당이 지지해야 내가 총리가 될 수 있다. 현실은 그렇지 않다”며 새 연립 정부에서 총리직을 맡지 않겠다고 밝혔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그의 총리직 포기 발언은 14일로 예정된 연정 협상 결과 발표를 하루 앞두고 나왔다.

네덜란드 공영방송 소속 엔오에스(NOS)는 자유당 주도의 연정 구성이 난항을 겪으면서 그가 총리 야심을 포기했다고 전했다. 자유당과 연정 협상을 벌여온 중도우파 정당인 신사회계약당(NSC)은 최근 빌더르스의 총리 취임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자유당을 비롯한 4개 정당이 우파 연립정부를 구성하되, 정치인들이 내각에 참여하지 않고 기술 관료 등으로 내각을 구성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빌더르스가 총리에 취임하지 못하게 될 경우, 1982년 이후 처음으로 총선에서 승리한 정당의 대표가 총리가 되지 못하는 사례가 될 것이라고 정치 매체 폴리티코 유럽판이 지적했다.

다만, 빌더르스 대표는 여전히 정치적 야심을 포기하지 않았음을 내비쳤다. 그는 총리 포기 발언 이후 소셜미디어에 쓴 글에서 “잊지 말라. 나는 여전히 네덜란드의 총리가 될 것이다. 내일이 아니면 모레가 될 것”이라며 “네덜란드인 수백만명의 목소리가 들리게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썼다.

이슬람교에 대한 반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 온 빌더르스는 지난해 11월 22일 실시된 총선에서 자유당을 승리로 이끌었다. 자유당은 23.49% 득표율로 1위를 차지하면서 전체 150석 가운데 37석을 차지했다. 집권 여당이었던 자유민주국민당(VVD)은 지난 2021년 총선 때보다 10석이 적은 24석을 차지하며 3위로 떨어졌다.

25석을 차지한 중도좌파 성향의 녹색당·노동당 연합(GL-PvdA)이 연정 참여를 거부함에 따라, 자유당은 3, 4위를 차지한 자유민주국민당, 신사회계약당, 신생 우익 정당 농민시민운동당(BBB) 등 3개 정당과 연정 협상을 벌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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