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위치:홈페이지 > 핫스팟

항구마을 ‘악취 소동’ 실체는···산 채로 ‘수출 동물’ 실어나르는 선박들

항구마을 ‘악취 소동’ 실체는···산 채로 ‘수출 동물’ 실어나르는 선박들

20일(현지시간) 길이 190m의 가축운박선 알쿠웨이트호가 소들을 실은 채 케이프타운 항구에 정박하고 있다. AP연합뉴스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항구도시 케이프타운에 코를 찌르는 악취가 덮쳐 21일(현지시간)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그 결과 살아 있는 소 1만9000마리를 운반하던 선박에 배설물 등이 쌓여 냄새가 퍼진 것으로 밝혀지면서 이러한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는 시민단체들의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AP통신 등에 따르면 최근 남아공 케이프타운에서는 도시 전체에 배설물 냄새가 심하게 난다는 주민들 신고가 잇따랐다. 악취의 진원지는 케이프타운에 정박해 있던 190m 길이의 가축운반선 알쿠웨이트호였다.알쿠웨이트호는 브라질에서 이라크로 수출되는 소 1만9000마리를 태우고 이동하던 중 사료 공급을 위해 케이프타운에 멈춘 것으로 밝혀졌다. 2주 이상 배에 갇혀 있던 소들은 배설물과 뒤엉킨 상태였으며, 죽거나 병든 소들도 발견돼 8마리가 안락사한 것으로 알려졌다.20일 케이프타운 항구에 알쿠웨이트호가 정박한 뒤 동물권 운동가들이 시위를 벌이는 가운데 한 사람이 개를 안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선박은 조사를 마친 뒤 케이프타운을 떠났지만, 동물권을 옹호하는 시민단체들 사이에서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동물권 단체들은 이전부터 살아 있는 동물을 싣고 수출길에 오르는 선박 내부의 환경이 건강에 해롭다고 지적해왔다. 선체 내부는 환기가 되지 않고 비위생적이며, 이들을 관리할 수의사가 함께 탑승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극도로 밀집된 공간에 갇힌 동물들이 서로에게 짓밟혀 죽거나 탈수, 질병, 굶주림에 시달리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남아공 동물학대방지협회는 “(마을에 덮친) 악취는 배설물이 가득 찬 배에서 이미 2주 반을 보낸 소들이 얼마나 끔찍한 환경에 처해 있었는지를 보여준다”면서 “이번 사건은 살아있는 동물을 바다로 수출하는 것이 생명체에게 불필요한 고통을 가하는 끔찍하고 시대에 뒤떨어진 관행임을 제대로 일깨운다”고 지적했다.동물권 단체들은 ‘신선한’ 상태로 운반되는 고기가 냉장육이나 냉동육보다 맛있고 건강에 좋다는 근거 없는 믿음 때문에 이러한 관행이 유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 동물복지단체 ‘포 포스(Four Paws)’의 이사인 피오나 마일스는 “동물은 지각이 있는 존재이며 우리와 마찬가지로 고통을 느낀다”면서 살아 있는 소의 수출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최근 호주와 브라질, 영국 등 대표적인 ‘가축 수출국’에서는 살아있는 동물 수출을 불법화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지만, 대부분 논의 단계에만 머물러 있다. ‘포 포스’의 자체 통계에 따르면 유럽은 매년 450만 마리의 살아있는 가축을 외국에 수출하고 있다.

다음으로 공유: